생각의 흔적

 

원래 자신의 꿈과는 다른 인생을 살았던 남자가 피치못할 사정으로 다른 사람으로 바뀌면서 자신의 원래 꿈을 찾았다가 또 다시 꿈을 잃어버리다는 내용의 소설이다.

뉴욕에 사는 벤은 원래부터 사진가가 되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반대와 현실적인 문제때문에 안정적인 변호사의 삶을 선택한다.

아름다운 아내와 어린 두 아이가 있으며 다른 사람들처럼 적당히 일하면서 적지 않은  월급을 받고 있다.

변호사이기에 경제 사정은 나쁘지 않아서 자신의 원래 꿈이었지만 이루지 못했던 사진가에 대한 향수로 열심히 카메라와 주변기기를 사 모으는 것을 소일거리 삼는다.

남들이 보기에는 또 겉으로는 문제없는 삶이지만 무료할뿐만 아니라 아내와는 어딘지 모르게 계속 엇나가면서 속으로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곪아간다.

결국 아내의 외도를 목격하게 되고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면서 소설은 완전히 달라진다.

우발적 살인을 치밀하게 은폐하고 결국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새로운 곳에 정착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원래 꿈이었던 사진가로서 생각지도 못하게 명성을 얻게된다.

어릴때부터 꿈이었지만 이루지 못했던 사진가로서의 명성을 얻게 되지만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얻은 것이었기에 마음껏 좋아할 수 없었고 언제 들통날지 몰라 불안하기만 했다.

이 세상에 비밀은 없다고 벤의 일련의 사건을 기자인 루디에게 들키게 되고 옥신간신 하던차에 우연히 일어난 교통사고로 루디가 죽으면서 벤은 다시한번 죽은 사람이 되고 만다.

원래 자기가 아닌 타인으로써 또 다시 삶을 시작하게 된 벤.

일상은 행복하지만 그것이 진정한 행복인 것인지 알수 없고 불안한 마음에 전전긍긍하는 것으로 소설은 마무리된다.

통상적인 소설들처럼 주인공이 지은 죄에 대해 처벌을 받지 않고 또다른 사람으로 신분을 세탁하여 계속해서 일상을 이어간다는 소설의 결말이 신선했다.

하지만 그 안에 살고 있을 벤은 행복했을까?

그는 누구일까? 벤인지 아니면 게리인지 그것도 아니면 앤드류인지?

평생 자신이 누구인지 모른척 혹은 모르게 살아야 하는 벤이 비록 소설속 인물이지만 짠하게 느껴졌다.

자신의 어릴적 꿈을 현실의 벽에 부딪쳐 제대로 펼쳐보지 못한 것 때문에 피해의식과 신경질만 남았던 것이 결국 사단이 벌어진 이유가 아닐까?

벤은 끊임없이 아버지에 굴복하여 자신의 꿈을 버린것에 괴로워했다.

자신의 꿈과 안정적인 직업...

이 둘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과연 무엇을 선택할 수 있을까?

가뜩이나 미래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너무나 어려운 질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안정적인 직업은 알겠는데 내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점점 더 모르겠다.

이건 나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우리 아이의 문제이고 내 주변 모든 사람의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