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흔적

 

 

우리시대의 대표적인 소설가 최인호작가가 세상을 뜨신지 벌써 일년이란다.

그분의 소설을 많이 읽어보진 못했지만 작고 소식을 들었을때 안타까웠다.

이번에 1주기를 기념하여 작가가 딸과 손녀에게 보낸 편지 형식의 에세이가 발간되었다는 소식에 냉큼 사게되었다.

작가의 글을 많이 접해보진 못했지만 그의 글에서 소년같은 감성이 마구 묻어나올것만 같았다.

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처음 예상대로 딸과 딸이 낳은 손녀가 있는 할아버지이지만 마음만은 청춘이요 소년이었다.

하지만 딸과 손녀를 향한 사랑만큼은 그 어느에게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깊었다.

딸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면서 느꼈던 수많은 감정들과 그 딸이 낳은 딸을 보면서 느낀 할아버지로서의 생소한 기분까지 가감없이 솔직했다.

나는 딸이 없지만 만약 딸이 있다면 이런 느낌일까 싶을 정도로 딸에 대한 사랑이 절절했다.

이렇게 예쁜 딸과 너무나 사랑스러운 손녀를 두고 깊은 병에 걸렸던 작가는 얼마나 안타까웠을까?

더이상 눈앞에서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었을때 얼마나 슬펐을까?

그러나 작가는 생전에 마음껏 딸과 손녀를 사랑하였던 것 같다.

작가의 글에서 그 마음을 느낄수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떠나야만 하는 이도,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야 하는 이도 그 순간이 되면 아쉬움 뿐일 것이다.

아직 아주 가까운 사람을 잃어본 적은 없지만 이제는 조금씩 준비해야 하기에 더 이 책이 다가왔던 것 같다.

 

(구순의 할머니께서 큰 수술을 앞두고 계신다. 잘 견뎌내실거라 굳게 믿으면서도 걱정되는 마음을 가눌 길이 없다. 제발 무사하시길 이렇게 글을 써서라도 빌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