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흔적

신라수공업사

 

이 책은 아주 오래전부터 책꽂이에 꽂혀 있었다.

내가 산 것은 확실하나 언제 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전공과 관련된 것이라 막연히 사놓고 언젠가 보겠지 하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박사논문 꼭지 중 고려시대 수공업체제에 관한 내용이 들어가야 해서 결국에는 빼들었다.

삼국시대나 고려시대 모두 문헌자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많은 부분 아주 적은 사료를 가지고 추론하곤 한다.

이 책 역시 몇줄 되지 않는 삼국시대, 특히 신라에 관한 사료를 모아서 당시 수공업체계에 대해서 서술했다.

신라는 궁중수공업, 관영수공업, 민간수공업이 있었고 이것이 신라 1000년의 역사동안 변화해간 모습을 기록하고 있다.

왕실을 중심으로 한 궁중수공업이 주를 이루다가 신라하대가 되면 상당부분 궁중수공업이 관영수공업에 흡수되고 기술력의 발전에 따라 민간수공업이 발전해 나갔다는 것이 대체적인 책의 내용이다.

신라가 다양한 공예품을 만든 것은 왕실을 중심으로 한 적극적인 궁중수공업의 발전에 힘입은 것이며 이것이 관영수공업과 민간수공업의 발전을 견인하였다고 볼 수 있다.

벌써 나온지 20년이 다 되어 가는 책이라 최근의 연구결과가 반영되어 있지 않아 최근 논문을 뒤져야 할 것 같다.

고려시대 수공업에 관한 내용을 알아야 하지만 결국에는 전 시기인 삼국시대와 이후 시기인 조선시대 수공업체제에 관한 내용을 속속들이 까지는 아니어도 대충이라도 알아야 비교가 가능할 것 같다.

결국 내 책상에는 이 책을 중심으로 시대를 망라한 수공업 관련 책과 논문이 쌓여 있으며, 출력하지 않은 논문 역시 컴퓨터에 한가득이다.

학교에 가서 찾아봐야 하는 책까지 목록으로 정리되어 있다.

수업들을때 교수님 말씀대로 제대로 그 시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앞뒤로 또 옆으로 다 공부해야 되는 것 같다.

공부는 정말 끝이 없다...다만 봐야될 자료만 늘어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