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흔적

불과 흙의 아이 변구 개경에 가다

 

각 시대별로 당시에 살았던 어린이의 시각을 통해 생활사를 알려주는 방식의 어린이용 역사서이다.

당시의 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어린이의 시각으로 쉽게 쓰는 것은 동화작가가 하고 역사적인 사실에 대해서는 그 분야 전문가가 감수하였다.

전공이 한국도자사인지라 신문광고를 보고 사서 봐야겠다 싶었다. 

우리 아이도 보면 좋지만 그렇지 않아도 별 수 없지만 청자와 관련된 내용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에 호기심이 일었다.

이 책은 고려시대에 해당하는데 청자를 만들던 변구라는 아이를 통해 고려시대의 생활사를 풀어내었다.

변구는 12세기 초 지금의 전라도 강진에서 살던 아이로 청자를 굽다가 어찌어찌해서 개경까지 도망오게 되고 다시 개경의 시장상인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당시 강진은 질좋은 청자를 생산하는 특수촌락으로 지정되어 평상시에는 농사를 짓다가 국가에서 청자를 구워 바치라고 하면 만들어 바쳐야 하는 곳이었다.

높은 기술수준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 기술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지배층에 의해 착취당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과중한 줄 알면서도 국가가 요구하는 대로 할 수 밖에 없는 자기소(자기를 전문적으로 만들던 곳으로 이른바 국영공장 같은 곳) 사람들의 고단한 삶을 변구의 시선으로 보여주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잘 살고 착취당하는 사람들은 부당하게 고생만 하는 것 같다.

일기글 뿐만 아니라 본문 여러곳에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수 있는 참고글과 그림이 들어 있다.

참고글은 대부분 무난하게 일기글과 어울리지만 일부는 글의 맥락과 동떨어진 내용이 들어가기도 하였다.

짧은 책에 너무 많은 정보를 실으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살짝 아쉽다.

물론 이 책은 우리 아이가 보았으면 싶어서 산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쉽게 소화하기에는 담겨 있는 내용이 좀 많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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