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흔적

아이들이 박물관에서 어른처럼 집중에해서 몇시간씩 전시를 관람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어른도 2시간 이상을 넘기기 힘들기 때문이다.

 

박물관은 크고 넓으며 볼 전시는 너무도 많다.

 

그렇다면 아이와 같이 갔을때 어떤 식으로 전시를 보는 것이 좋을까?

 

 

1. 우선 부모의 욕심을 버리자.

 

부모의 입장에서 박물관을 자주 오기도 어렵기 때문에 하나라도 더 보고 가자는 마음이 들기 쉽다.

 

하지만 아이들은 별로 흥미도 없을뿐더러 덩그러니 전시장 안에 놓여있는 유물에 크게 관심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오늘 박물관에서 가서 모든 전시를 꼼꼼히 다 보고 와야지 하는 부모의 욕심은 일찌감치 내려놓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괜히 부모욕심에 여기저기 끌고 다녔다가는 오히려 부작용이 더 심하기 때문이다.

 

 

2. 박물관 한 곳, 혹은 전시 하나에서 1~2개만 기억하도록 하자.

 

박물관은 넓고 수많은 전시품들이 있다.

 

혹여 특별전이라도 하게 되면 진귀한 유물들이 쏟아져 나올 때도 있다.

 

인간의 기억력이라는 것이 한계가 있는 것이기에 그 많은 걸 모두 기억할 수 없다.

 

열심히 설명해 줘봤자 기억도 못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1~2개만 있으면 성공한 것으로 생각하자.

 

부모라면 몰라도 아이들은 앞으로 자의반 타의반 많은 박물관과 전시를 볼 예정이므로 시간이 많다.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3. 아이가 흥미가 생겼을때 가자.

 

숙제때문에 박물관에 가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이 저마다 공책을 들고 다니며 알지도 못하는 내용을 베껴쓴다.

 

아이들이 보고 적는 것들은 대개 어른들도 어려운 것들이다.

 

소용없는 일이 될 공산이 크다.

 

아이가 책을 보거나 혹은 텔레비젼, 친구 등등 여러 경로로 어떤 것에 흥미를 느끼고 더 알고 싶어한다면 거기에 맞는 전시나 박물관 관람이 효과적이다.

 

물론 부모입장에서 이렇게 하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지만 말이다.

 

박물관을 매우 싫어하는 우리 아이도 소설책에서 본 잠수함때문에 전쟁기념관에 갔었는데 무척 재미있어 했다.

 

흥미가 있어야 재미를 느끼는 것은 어른이나 아이나 똑같다.

 

 

위에 글을 써놓고 보니 아이는 부모 마음대로 하기가 불가능한 존재인 것 같다.

 

과유불급이라 했다.

 

부모의 욕심을 버리고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는데 이렇게 글을 쓰는 나조차도 그게 가장 어려우니 입맛이 쓰다.

 

그래도 모르는 것 보다는 실천이 어렵더라도 이런 점을 알고 있으면 아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