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흔적

얼마전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다.

멀지 않은 곳에 살면서도 서로 바쁘다는 핑계로 일년에 한두번 만나기도 힘들다.

더군다나 개강을 하는 바람에 시간이 맞지 않아서 겨우 만날수 있었다.

그 친구도 초등학생 아이가 있는지라 만나면 교육이야기가 빠지지 않는 단골 소재이다.

친구가 동네 엄마들이 하는 초등학생 역사논술교실에 아이를 보내면 어떠냐고 물어왔다.

전공이 전공인지라 이런 질문을 친구 말고도 주변의 여러 사람에게 많이 듣는다.

그때마다 하는 이야기지만 역사논술 교실에 보내는 것에 내 개인적으로는 별로 찬성하지 않는다.

물론 그 효과가 있다는 분들도 있겠지만 내 아이를 키운 경험과 주변의 여러 예를 통해 보건대 그리 효과적이지 않는것 같다.

초등때는 역사적인 사실을 이해하기에도 내용이 많아서 벅차다.

고등학생 쯤 되어야 조금 해볼만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역사논술교실에 무엇을 다루는지 좀 더 살펴본 후 나중에 자세히 다뤄보고자 한다.

이번엔 초등학생이 역사와 친해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세번째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1. 지도와 친해져야 한다.

사회과목은 지도와 뗄레야 뗄수 없는 관계에 있다.

특히 역사는 계속해서 국가의 영토가 변하고 지리적인 위치에 따라 경제, 사회, 문화 등 제반 사항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당시 어떤 곳에 어떤 환경에 있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필히 지도와 친해질 필요가 있다.

한국사는 중국, 일본과 밀접한 관계에 있으므로 우리나라의 지리적인 개념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중요한 지명 정도는 알고 있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중국 삼국지의 무대가 되는 중원지방이 대충 어디에 있는데 유비가 왕이있던 촉은 어느곳에 있었는지, 그리고 그 지역의 특징은 무엇인지에 알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을 해서 나라를 세웠다는데 위화도가 어디쯤이지 알면 더 흥미진진할 것이다.

요새 역사관련 책 중 지도를 통해서 역사를 바라보는 것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이러한 자료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역사공부법 중 하나이다.

 

2. 옛날을 배경으로 한 소설도 많은 도움이 된다.

요새 초등학생, 특히 고학년 정도때 읽으면 좋을 책들이 정말 많다.

그 중에서도 중학년 혹은 고학년 대상 창작동화책 중 역사적인 사건이나 시대를 배경으로 한 것들이 있다.

예를 들어 이영서 작가의 '책과 노니는 집'은 조선 후기 서학이 들어왔던 당시의 모습을 생생하게 재현해 냈다.

또한 '궁녀 학이'라는 작품은 조선시대 궁궐에서 사는 궁녀를 통해 궁궐에서 일어나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안소영 작가의 '책만 보는 바보'도 조선 후기 실학사상가였던 이덕무와 그 주변 실학자들의 면면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내었다.

이렇게 역사적인 시공간을 배경으로 한 동화는 비록 픽션이지만 당시의 생활상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역사를 딱딱하게 역사책으로만 접하면 질릴수도 있으므로 적절히 소설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간단히 초등학생이 역사와 친해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다루어보았다.

여전히 역사는 딱딱하고 어려운 것이지만 여러 맥락을 고려해야 제대로 볼 수 있는 만큼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지루하지 않게 알아가는 길이 될 것이다.